상법 제24조 : 명의대여자의 책임, 그 법리와 한계
들어가며
“타인에게 나의 이름(상호)을 빌려줘서 사업을 하게 했다면, 그 사업이 내 사업은 아니어도 내가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이는 상법 제24조가 규정하는 이른바 명의대여자의 책임에 관한 핵심 요지입니다.
해당 조항은, 타인이 실제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외부에서 보기에 내 이름(또는 상호)로 사업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인식된다면, 그로 인해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해 명의대여자에게도 연대책임을 지우는 제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법 제24조를 중심으로 조문 구조, 판례, 이론적 배경, 그리고 실무적 쟁점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상법 제24조의 구조와 취지
(1) 조문 전문
상법 제24조 (명의대여자의 책임)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
주요 개념
• 명의대여자: 자기의 이름(상호)을 타인에게 빌려주어, 해당 이름으로 영업을 하게 한 사람.
• 명의차용자: 명의대여자의 이름으로 실제 영업을 하는 사람.
• 제3자: 해당 영업이 명의대여자의 것이라고 오인하고 거래한 상대방.
(2) 입법 취지
1. 외관주의(표현주의) 보호
• 제3자가 “이 사업체는 분명 ○○상호(또는 ○○대표)로 되어 있으니, 책임도 그 명의자가 질 것이다”라고 신뢰하여 거래를 체결한 상황을 보호.
• 외관상 영업주가 누구인지 모호한 상황에서, 제3자가 위험을 지지 않게 함으로써 거래의 안전과 신속을 도모합니다.
2. 금반언(Estoppel)의 법리
• 명의대여자가 자기 이름(상호) 사용을 허락했으면서, 나중에 “내가 영업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부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2. 명의대여자의 연대책임 성립 요건
명의대여자가 연대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4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자기 이름(상호) 사용 허락
• 자발적 허락
• 명의대여자가 명의차용자에게 자신의 이름(상호)을 사용하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허락한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 허락 없이 이름이 도용된 경우, 책임이 성립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상호 사용의 범위
• 상호(예: ○○건설, ○○식당) 또는 개인의 이름(예: 홍길동)이 영업 표시로 사용되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 영업의 형태는 상인이 수행하는 상행위뿐 아니라 일반 영업 형태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2) 제3자의 오인
• 오인(誤認): 제3자가 “이 사업은 ○○(명의대여자) 소유의 사업체군”이라고 믿고 거래한 상황.
• 선의(善意): 제3자가 이를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악의일 경우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3) 거래 행위의 영업성
• 해당 거래가 상행위(영리 목적의 계속적 영업) 또는 유사 영업 행위에 속해야 합니다.
• 단발성 거래는 명의대여자의 책임 성립 요건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인과관계
• 제3자가 명의대여자를 영업주로 믿고 거래를 진행한 것이 주요 동기가 되어야 합니다.
3. 상법 제24조 관련 판례
(1) 대법원 1987. 3. 24. 선고 85다카2219
사건 개요
• 인천직할시가 ‘인천직할시립병원’이라는 명칭을 유지하도록 허락하면서, 외부에서는 이를 인천시가 직접 운영한다고 오인.
• 실제 병원 경영은 한국병원관리연구소가 했지만, 대금 미지급 분쟁 발생.
판결 요지
• 인천시는 병원 명칭을 유지하도록 허락했으므로, 제3자가 이를 인천시 영업으로 오인한 부분에 대해 연대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
(2)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다46555
사건 개요
• 건설업 면허를 대여한 A와 이를 이용해 공사를 수행한 B 간의 분쟁.
• 하수급인이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자, A에게도 책임을 물음.
판결 요지
• 건설업 면허가 외관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으므로, A는 명의대여자로 인정되어 하수급인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
4. 명의대여자의 책임: 연대책임
(1) 연대책임의 의미
• 명의대여자는 명의차용자와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집니다.
• 제3자는 명의대여자나 명의차용자 중 누구에게나 채무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사후 구상권
• 명의대여자는 내부적으로 명의차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차용자가 무자력일 경우 최종 부담을 질 가능성이 큽니다.
5. 실무적 함의와 예방 방안
(1) 호의로 상호를 빌려줄 경우
• 예: 친구에게 “내 이름으로 가게 하나만 내보자”고 하면, 나중에 발생한 채무에 대해 책임질 가능성이 큽니다.
(2) 명의대여 방지
1. 상호 사용 금지
• 타인이 내 이름(상호)을 사용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
2. 계약 문구 명시
• “이 사업은 ○○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으며,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라는 문구를 계약서에 삽입.
3. 외관 관리
• 명함, 간판, 온라인 홍보물에서 대표자 구분을 명확히 하여 외부에서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결론
상법 제24조는, 상호를 빌려준 명의대여자에게 강력한 연대책임을 부여하여 제3자를 보호하는 규정입니다.
• 명의대여자는 단순히 이름만 빌려준다고 해서 책임을 피할 수 없으며, 제3자가 이를 믿고 거래한 경우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실무적으로 상호 사용과 외관 제공에 주의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적 자문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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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팀장 약력
고려신용정보(2004~2024 작성일 기준) 일분일초의 경력 단절 없이 영업만 할 수 있는 영업 직원이 아니고, 직접 대금 회수 가능한 전국 추심 팀장.
2006년 ‘국가공인신용관리사’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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